도서요약

스트레스의 종말(브루스 맥쿠엔 지음)

유니시티황 2018. 2. 8. 00:20

스트레스의 종말(브루스 맥쿠엔 지음)

[조인스 블로그] 입력 2010-11-04

시그마북스에서 좋은 책을 많이 내고 있다는 것은 예스24에서 적지 않은 이벤트를 통하여 소개되고 있는 책들을 통해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관심이 가는 책의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신청해왔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셨으니 스트레스가 쌓일 만도 합니다. 마침 브루스 맥케엔교수의 저서인 <스트레스의 종말> 이벤트에는 ‘시그마북스 이벤트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제안이 효력일 발휘한 것 같습니다. 

 

살아오면서 다양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입니다. 정말 몇 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적도 있고, 몇 개월에 걸친 압력을 견딘 적도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스트레스로 인하여 건강을 해친 적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웹스터 영어사전에 실린 스트레스의 정의는 ‘긴장 혹은 긴장하게 하는 힘’이다. 이 정의에 대한 첫 번째 예시는 ‘신체에 가해져서 긴장하게 하거나 그 형태를 변화시키는 힘’으로 통상 1제곱인치당 가해지는 무게라는, 일명 ‘공학적’의미이다.”(3쪽)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익숙한 용어인 스트레스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스트레스의 본질이 ‘풀어야만 하는 숙제’라고 우리에게 잘 못 소개된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생명체가 둘러싸고 있는 환경으로부터 받게 되는 다양한 자극 자체가 스트레스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생명체는 분명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스트레스가 반드시 생물체에 부정적 영향만을 끼치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즉 외부환경의 변화로부터 생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진화되어 왔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 과정이 바로 ‘도전 혹은 도망’이라는 기전이라고 보여지는 것입니다. 

 

<스트레스의 종말>은 스트레스라고 하는 손에 잡히지 않는 안개와 같은 개념을 정리하고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우리 몸의 시스템을 명쾌하게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체가 외부환경으로부터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스트레스에 대항하게 되는데, 저자는 알로스테시스(allostasis)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allo'는 다양성이라는 의미의 그리스어 접두사입니다. 

 

“알로스테시스는 신속하고 복잡하게 조직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뇌와 연결되어 새롭거나 위협적인 상황을 인식한다. 내분비계(주로 부신)는 뇌를 제외한 신체부위의 움직임에 관여하며 면역계는 신체 내부방어를 담당한다. 알로스테시스는 도전-도망 반응으로도 여겨지는데, 극단적으로 말하면 결국에는 맞서 싸우거나 뒤돌아 도망치는 두 경우 중 하나를 준비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9쪽)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의 반응은 경고반응, 저항단계 그리고 고갈단계로 진행이 된다고 합니다. 즉 스트레스가 처음 생겼을 때는 신체가 이에 인식하도록 경종을 울리고 신체를 보호하기 위하여 관련된 장기들이 적절하게 반응하도록 하는데, 스트레스의 강도가 크거나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가도록 장기화되는 경우 신체반응이 고갈되어 질병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주로 뇌가 중심이 되는 내분비물질 혹은 면역계가 작동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신체의 반응에 관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는 스트레스가 생명체에 선방향으로 작용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가 급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도록 진화되어왔다면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을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자연이 면역반응 활동이 가장 필요한 시점인 스트레스 상황에서 면역계를 억제하도록 설계된 메카니즘을 진화시켰을 리가 없다.”는 피르다우스 다바르박사의 연구성과를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알로스테시스의 기능이 작용하도록 하기 위한 해답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해답은 의외로 과학적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기도 합니다. “알로스테시스의 기능을 신체보호 쪽으로 스펙트럼에 머물게 하려면 당신이 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간단하다-운동, 건강한 식단, 규칙적인 수면, 적당한 혹은 최소한의 알코올 섭취, 금연. 만약 이런 말들이 당신 할머니가 항상 하시던 잔소리가 아니었던가라고 의심한다면,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다. 그렇다. 지금껏 내가 공부한 최첨단의 지식으로 보건대, 할머니가 옳으셨다.”(200쪽) 

 

책의 내용은 학술적 성과를 요약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의 독자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읽는 흐름이 더디게 느껴지는 것은 이연경박사가 원저의 구문해석에 충실한 번역을 하신 때문이 아닐까 싶고, 뇌신경분야의 용어를 고를 때 조금 더 고심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예를 들면, 해마에서 일어나는 신경발생에 관한 언급이 꽤나 많이 등장하는데 신경발생이라는 해석은 'neurogenesis'를 옮긴 것으로 보입니다. 신경발생은 태아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신경계가 발달해가는 과정을 표현하는 용어로 더 적절하다고 보여집니다. 여기에서 사용하고 있는 neurogenesis는 신경세포의 증식을 나타내는 용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출생하여 뇌신경계가 성숙한 다음에는 손상을 입은 신경세포는 재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최근 연구에서는 해마에 위치하는 신경세포는 증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학습과 기억을 위한 신체반응을 뒷받침하는 소견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몇 곳에서 개념에 대한 오해가 있어 보입니다만, 책의 전체내용을 이해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그림들을 비전문가가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의 종말 

브루스 맥쿠엔 지음 

이연경, 최준식 옮김 

298쪽 

2010년 10월 11일 

시그마 북스 펴냄 

 

목차 

제1장 스트레스를 보는 새로운 시각 

제2장 스트레스 반응 : 험한 세상에 맞서기 

제3장 스트레스와 정서 

제4장 알로스테시스 과부하 : 방어에서 궤멸로 

제5장 스트레스와 심혈관계 

제6장 스트레스와 면역계 

제7장 스트레스와 뇌 

제8장 스트레스에 맞서기 

제9장 적극적 건강 

제10장 이제는 어디로 

 

부록 알로스테시스의 화학적 전달물질과 수용기: 이들이 신체를 보호하거나 손상시키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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