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스테시스와 한의학(11)-8. 스트레스와 병인론① | ||||
한의학의 변증 특징 및 병인의 생리학적 기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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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또한 가뭄, 굶주림, 기생충 등 만성적인 신체적 위험도 생명체에 스트레서로 작용했다. 당시 이러한 스트레스반응은 여러모로 적응적이었다. 그러나 스트레스반응을 일으키는 또 하나의 변수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정신적 사회적’ 스트레스이다. 지속적인 정신사회적 스트레스는 문명의 발달과 함께 발명된 것으로, 대개는 인간과 그 밖의 사회적 영장류에만 한정되어 나타난다. 살기 위해 달리는 얼룩말이나 먹이를 잡기 위해 달리는 사자가 단기적 위급상황을 처리하기 위해 나타나는 신체의 생리적 반응은 적응적이다. 지구에 사는 거의 대부분의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는 생사가 걸린 상황에서의 단기적인 위기이다. 그러나 동일한 스트레스체계는 집세나, 인간관계, 승진, 시험, 다양한 고민거리 등에 의해서도 발동되며, 심지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반응은 다양한 증상을 야기할 수 있다.1) 한편, 한의학에는 동일하게 보이는 증상일지라도 그 병인을 디테일한 변증과정을 통해 감별하는 同病異治의 원리가 담겨있다. 가령, 식적류상한은 외감상한증과 유사한 증상이 식적에 의해서도 일어남을 시사하는데, 이 때 상한으로 오치해서는 안 되고 식적이라는 자극의 부하를 감소시키는 개입이 필요함을 언급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한의학의 변증이란, 각 자극에 대한 적응과정(알로스테시스, 급성) 및 적응의 상실에 따른 과부하에 의해 질병상태로 이행되는 과정(알로스테시스 과부하, 만성)상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을 패턴화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유사하게 보이는 증후군들끼리 서로 견주고 감별하여 자극의 근원지를 파악함이라 할 수 있다. 변증과정을 통해 내인/외인/불내외인 중 증상을 일으키는 근원지를 찾아 발본색원하는 것이 한의학 치료의 대요가 될 것이다.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외인/내인/불내외인이 모두 동일한 방식의 반응(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자극은 일정 부분 동일한 체계를 발동시키지만 각기 독자적인 반응을 수반한다. 이러한 차이가 변증의 근거가 되는 것은 물론일 것이다. 더 나아가 한의학적 병인에 대한 생리학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보다 확장된 스트레스 개념 하에서 각 스트레서들이 어떤 경로를 공유하며, 때로는 독점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축적해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신경과학을 중심으로 인체를 시스테믹한 차원에서 다루는 생리학 및 병리학 연구가 수행될 때 한의학을 이해하는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계속> -------------------------------------------------------------------------------- <각주> 1) 로버트 새폴스키, STRESS 사이언스북스 최연승 / 제주도 서귀포시 동부보건소 표선보건지소 공보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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