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콜레스테롤을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과
좋은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로 나누어서 분류합니다.
LDL콜레스테롤은
높을 수록 동맥경화증과 같은 질병을 일으켜서 나쁘다고 하는 것이고
HDL콜레스테롤은
높을 수록 동맥경화증이 잘 생기지 않으니까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러 글에서 반복해서 말씀드린대로
이런 분류는 현상을 지나치게 단순화 한 것이고
이제는 이런 '나쁜' 또는 '좋은' 콜레스테롤이라는
지나치게 일반화한 표현을 버려야 할 때가 왔습니다.
LDL 콜레스테롤과 HDL 콜레스테롤은 같은 콜레스테롤입니다.
콜레스테롤은 지방입니다.
지방은 물에 녹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피는 물입니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이
쌩으로 핏속을 통행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콜레스테롤을
담는 물에 녹는 일종의 운반체가 필요한데
그 것이 바로 지단백질입니다.
LDL과 HDL은 콜레스테롤을 태우고
핏속을 돌아다니는 지단백으로
일종의 자동차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 승객인 콜레스테롤은 서로 다르지 않습니다.
LDL에 담긴 콜레스테롤은 LDL콜레스테롤,
HDL에 담긴 콜레스테롤은 HDL콜레스테롤이지만 같은 콜레스테롤입니다.
제가 회사 택시 탔다고, 개인 택시 탔다고 모습이나 성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쟎아요^^.
다만 방향이 반대일 따름입니다.
▣ LDL, 간에서 다른 세포로의 콜레스테롤의 운반 - 유조차
1.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스스로 콜레스테롤을 만듭니다.
정상적인 컨디션에서는 다른데서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망가진 세포나 성홀몬을 만드는 생식기관이나
스트레스 홀몬을 만드는 부신은
자신이 만드는 것 이상의 콜레스테롤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장기에서 부터 콜레스테롤을 수입해야 합니다.
2. 간은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소장은 논외) 콜레스테롤을 만들어서 다른 장기로 주는 기관입니다.
이 때 콜레스테롤을 혈관을 통해 주어야 하므로
물에 녹는 운반체가 필요합니다.
그 운반체는 바로 LDL입니다(VLDL, IDL도 있지만 전문적이라 생략합니다).
LDL은 간에서 시작해서 다른 세포로 콜레스테롤을 운반해 주는 유조차입니다.
그 유조차에 탑승한 콜레스테롤을 LDL콜레스테롤이라고 합니다.
3. LDL콜레스테롤은 적당히 있으면 절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너무 많아지면 나쁜 짓을 합니다.
목적지가 아닌 혈관세포에 침투하여 동맥경화증을 일으킵니다.
▣ HDL, 다른 세포에서 남아 도는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 - 청소차
1.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콜레스테롤을 다 만들지만,
콜레스테롤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장기는 간입니다.
2. 말초세포, 특히 면역세포는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으면 죽습니다.
따라서 남아 도는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보내서 제거해야 합니다.
이 작용을 HDL의 콜레스테롤 역수송이라고 합니다.
3. 이 때 남아도는 콜레스테롤은 HDL이라고 하는 운반체에 탑승합니다.
HDL에 탑승한 콜레스테롤을 HDL콜레스테롤이라고 합니다.
LDL에 있는 콜레스테롤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방향이 반대입니다.
4. HDL에 탑승한 콜레스테롤은 간에 들어가 분해 되어 담즙이 됩니다.
HDL을 청소차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5. HDL콜레스테롤이 높을 수록
체내에서 콜레스테롤 제거 작용이 왕성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HDL콜레스테롤은 좋은 콜레스테롤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HDL은 위의 그림처럼 생겼습니다.
콜레스테롤이 하나도 없이 단백질 줄(A)로 피속에 나왔다가
오레오 비스켓 두개 합친 것 처럼 원반형이 되어(B)
말초세포에 가서 콜레스테롤을 쭉 받아 먹으면 동그란 공(C)이 됩니다.
그리고 나서 간으로 갑니다.
간에 가서 콜레스테롤을 뱉어 내고 다시 납작하게 되어서 말초혈관으로 옵니다(밑의 그림)
▣ HDL콜레스테롤이 높은 두 가지 상반된 상황
위의 기전을 바탕으로
우리는
HDL콜레스테롤이 높은
두 가지 상반된 상황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1. 정말로 역수송 작용이 활발해서
남아도는 콜레스테롤을
HDL이 열심히 간으로 운반하고 있기 때문에
HDL콜레스테롤이 높게 나옵니다.
이러면 콜레스테롤 청소가 왕성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몸에 좋습니다.
HDL콜레스테롤이 높을 때 설명하는 가장 대표적인 견해입니다.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2.반대로 이런 경우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간에 문제가 생겨
HDL콜레스테롤의 접수를 거부하는 경우입니다.
난지도에 청소차가 들어가야 하는데 난지도 문을 닫아 버린 경우입니다.
이렇게 되면 청소차가 갈 곳이 없어
온 동네를 떠돌기만 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HDL이 콜레스테롤을 간에 주지 못하고
핏속을 떠돌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HDL콜레스테롤이 높게 나옵니다.
이런 현상을 지질 전문가들 끼리는 HDL constipation(HDL 변비)라고 합니다.
제거가 안되어 높아지는 경우이거든요.
위의 두 가지 경우는 표면적으로는
HDL콜레스테롤이 높지만
내용은 완전히 반대의 경우입니다.
1번 경우는
동맥경화증이 예방되지만
2번은 오히려 더 심해집니다.
왜냐면 갈 곳을 못 찾은 HDL이 오히려 혈관속으로 들어가서
동맥경화증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죠.
LDL과 HDL에 탑승한 콜레스테롤은 다르지 않다고요.
HDL은 워낙 혈관에 손상을 주지 않지만
저렇게 콜레스테롤을 오래 머금게 되면
많이 쓴 쇼트닝 기름처럼 산화되어
나쁜 HDL이 되어 동맥경화를 일으킵니다.
2번의 경우는
실재로 볼 수 있는데
HDL 콜레스테롤이 높은 당뇨병 환자가 대표적입니다.
이 환자의 HDL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나쁜 HDL이 되어 오히려 혈관벽에 손상을 줍니다.
그리고 간에 문제가 생긴 경우도 있는데 그 경우가 이번 호 Science에 실렸습니다.
Rare variant in scavenger receptor BI raises HDL cholesterol and increases risk of coronary heart disease.
http://science.sciencemag.org/content/351/6278/1166

HDL콜레스테롤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동맥경화증이 오히려 더 잘생기는 사람들이 일부 있는데
간에서 HDL콜레스테롤을 흡수하는 장치(SR-BI)에
유전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밝혀낸 논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소위 '좋은 콜레스테롤'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심장병이 걸린 위험은 1.8배나 높습니다.
HDL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 중에는
정말로 좋은 사람도 있고
오히려 안좋을 수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HDL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도
두 가지 상반된 상황이 있는 것입니다.
이 건 복잡해서 생략합니다.
HDL콜레스테롤이 아니라 HDL이 혈관에 좋은 것입니다.
이제 막 혼선이 오지요 ^^.
그러면 HDL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라는 것입니까?
이렇게 혼선이 오는 이유는
HDL콜레스테롤과 HDL이라는 단백질의 기능을 헛갈리기 때문입니다.
HDL이라는 단백질은 혈관을 방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HDL은 아래와 같은 기전을 통해 혈관을 보호합니다.
1.항염증작용
2.항산화작용
3.혈관세포생성작용
4.항아포토시스 작용
5.세포활성화작용
6.항균작용
7.콜레스테롤 역수송 작용
그런데 근래 까지도 HDL의 기능을 측정하기 힘들어서
HDL콜레스테롤을 HDL의 기능과 동일시했습니다.
즉 HDL콜레스테롤이 많으면
HDL기능이 좋은 것이고 반대로 낮으면
HDL기능이 나쁠 것이라고 과격한 추론을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HDL의 혈관 보호작용은
꼭 HDL 콜레스테롤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점이 아주 중요합니다.
아주 복잡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일반인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나요?
사실 이 걸 말씀드리려고 여기 까지 힘든 길을 왔습니다.
두가지로 나누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A. 나의 HDL콜레스테롤이 낮을 경우(HDLc<40mg/dl)
1. 본인이 중성지방이 높고(>150mg/dl),
지방간이고, 체중이 많이 나가고, 과음, 과식, 운동부족이라면 위험한 상태입니다.
올바른 식사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체중을 감량해야 합니다.
그러면 HDLc는 저절로 올라갑니다.
2. 정상체중, 바른 생활,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중성지방이 정상이라면
이 때의 낮은 HDL콜레스테롤은 큰 걱정거리가 아닙니다.
이런 사람은 총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가 많은데
총콜레스테롤이 낮으면 대부분 HDL콜레스테롤도 낮습니다. 잘 생활하시면 됩니다.
B. 나의 HDL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60mg/dl)
1. 본인이 다른 생활습관이 좋다면
그냥 HDL콜레스테롤도 높아서 좋네 하고 생각하세요.
2. 술을 많이 마시거나 운동부족이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등등의 좋지 않는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HDL콜레스테롤 높은 것이 면죄부를 주지 않습니다.
HDL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으로 위안을 삼지 마세요.
모든 것의 결론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HDL콜레스테롤은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입니다.
그리고 가끔은 아주 부정확합니다.
혈관보호에 정말 중요한 것은 HDL의 기능인데
HDL콜레스테롤과 꼭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지금으로서 가장 확실한 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는
높은 LDL콜레스테롤(apoB와 더불어)입니다.
HDL콜레스테롤은 목표가 아닙니다.
현재로서는 단지 표지자입니다. Not maker but marker!
HDL콜레스테롤을 따라가지 마세요.
높아도 안심하지 마시고 낮아도 다른 생활습관이 괜챦다면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HDL콜레스테롤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지 마세요.
단지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하세요.
HDL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포화지방산을 많이 먹거나 술을 마시는 것입니다^^.
이게 건강할까요? 전혀 아니겠죠. 본말이 전도된 방식입니다.
운동으로는 아주 쬐금 올릴 수 있습니다.
HDL콜레스테롤은 신경쓰지 마시고 그냥 운동을 하세요.
인터넷 보면 HDL콜레스테롤 올리는 법이라고 해서
특별한 채소, 기름, 약품, 건강식품 등을 나열했는데 그냥 신경쓰지 마세요.
[ 출처:http://blog.naver.com/lipidchoys/2206678865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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