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별 ]/콜레스테롤

콜레스테롤을 둘러싼 ‘의학적 미신’들

유니시티황 2017. 6. 6. 03:22

HDL콜레스테롤을 ‘좋은 콜레스테롤’로 여긴다거나, 

그래서 심장병 예방에 좋다고 생각하거나 주장하는 것은 

전체적 과정을 모르고 속단하는 난센스입니다.
모든 의학계 논쟁을 통틀어 

콜레스테롤과 지질저하제에 관한 논쟁만큼 뜨거운 것은 없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에서도 이 논쟁으로 와글와글합니다.
요즘은 유럽, 특히 영국에서 

콜레스테롤과 동맥경화증에 대한 다른 주장이 많이 나옵니다. 

‘포화지방을 먹어도 자연산이라면 

콜레스테롤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든가, 

‘사실은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증과 상관이 없고 설탕이 주범이다’라든가,

 ‘고지혈증약을 먹으면 득보다 해가 많다’는 주장이 많이 나옵니다. 

과학적 비주류에 속하는 사람들이 

근거가 희박하고 논리가 허술한 이론을 

전문가가 아닌 일반대중을 향해 적극적으로 홍보한 결과입니다. 


과거에는 

이런 사람들은 예방백신이 어린이에게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근거도 없는 주장으로 영국 사회에 혼란을 일으킨 적이 있는데, 

이 소동을 MMR 스캔들이라고 합니다. 

당시 영국 총리가 자녀들에게 예방접종을 했느냐는 질문에 애매하게 답변한 일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주장이 맞다는 

아주 잘못된 신호를 대중에게 보낸 경솔한 행동이라고 큰 비난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그 대상이 콜레스테롤과 고지혈증약인 스타틴으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식사의 예시./pixabay

콜레스테롤은 심장병과 무관하다?
콜레스테롤 무해론자들의 근거가 

희박한 주장이 대중을 선동하는 정도가 지나치다고 생각되었는지, 

2017년 봄에 개최된 유럽 심장학회에서는 

심장병, 동맥경화증, 고지혈증의 전문가들이 모여 

일종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현재까지 연구된 논문을 취합해서 

약 200만명이 넘는 데이터 세트를 구성해서 

동맥경화증이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했는데, 

어떤 경우에서든지 

콜레스테롤이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강력한 유발인자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콜레스테롤은 낮을수록 좋고, 

빨리 치료할수록 좋다는 사실을 재확인했습니다. 

약이나 음식을 가리지 않고 

일단 콜레스테롤을 낮추면 

동일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들의 결론은 

심장병이 있거나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일찍부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고, 

가급적 콜레스테롤을 많이 낮출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포화지방을 먹으면 좋은 콜레스테롤이 높아져서 좋다?
사실 

좋은 콜레스테롤은 없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자꾸 

HDL콜레스테롤을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말합니다. 

콜레스테롤이

말초 세포에 너무 많이 존재하면 

세포가 죽고 동맥경화증도 생기기 때문에 

남아 도는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가져와 

담즙으로 배설해야 몸이 삽니다.

 

그런데 콜레스테롤은 

혈액에 녹지 않기 때문에 

그 콜레스테롤을 혈액 내에서 운반할 수송수단이 필요합니다. 

이 수송수단의 이름은 

지질을 담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지단백이라고 합니다. 

이 지단백의 이름이 HDL입니다. 

HDL에 탑승한 콜레스테롤을 

HDL콜레스테롤이라고 합니다.

 콜레스테롤이라는 폐기물을 실은 청소차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콜레스테롤을 많이 먹거나 

포화지방을 많이 먹어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많이 만들면, 

당연히 말초의 콜레스테롤 청소도 활발해야 하기 때문에 

청소차 HDL의 작용이 더 왕성해집니다. 

그래서 HDL콜레스테롤이 높아집니다. 

폐기물이 많아지니 

폐기물 운반차의 화물칸도 가득 차게 되는 것입니다. 

HDL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운동이나 적당한 음주가 아니라 

포화지방을 많이 먹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쳐 올라간 HDL콜레스테롤이 

우리 건강에 좋을 리는 없습니다. 

포화지방을 먹으면 HDL콜레스테롤이 올라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HDL콜레스테롤을 

‘좋은 콜레스테롤’로 여긴다거나, 

그래서 심장병 예방에 좋다고 생각하거나 주장하는 것은 

전체적 과정을 모르고 속단하는 난센스입니다. 

이제부터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하지 마시고 

그냥 HDL콜레스테롤이라고 불러주세요.



작은 LDL이 심장병의 주범이고 LDL콜레스테롤은 높아도 된다?

혹시 이런 주장을 접하지 않은 분들은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가셔도 됩니다. 

그러나 위의 문장과 유사한 주장을 들어본 적이 있고, 

그 결과 ‘아! LDL콜레스테롤이 높아도 작은 LDL만 적으면 심장병에 걸리지 않는구나, 

지방을 많이 먹어도 되겠다’라고 생각하는 분은 

이 부분을 잘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간에서 말초 장기로 

콜레스테롤을 수송하는 대표적 지단백질의 이름이 LDL입니다.

LDL에 탑승한 콜레스테롤이 

바로 LDL콜레스테롤입니다.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말도 아주 맞지 않는 것이 

적당량만 있으면 나쁜 것이 아니라 유용합니다. 

너무 많으면 

목적지에 가다가 말고 

혈관 안으로 기어들어가 

사마귀 같은 돌출부를 만들어 혈관을 막는데, 

이것을 동맥경화증이라고 합니다.
LDL은 둥글게 생겼습니다. 그

 안에 만두소처럼 콜레스테롤을 채웁니다. 

LDL은 크기에 따라 

‘큰’, ‘중간’, 그리고 ‘작은’ LDL로 구별됩니다. 

아무래도 큰 LDL이 

내부도 넓어서 

콜레스테롤도 많이 채우겠고, 

작은 LDL은 좁아서 

콜레스테롤을 적게 채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LDL이 

큰 LDL보다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작을수록 혈관에 잘 침투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큰 LDL은 크니까 

혈관에 침투하지 못해서

 LDL콜레스테롤이 높아도 

큰 LDL이 많으면 

동맥경화증이 안 생긴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아주 잘못된 주장입니다. LDL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이 LDL의 크기보다 훨씬 심장병에 위험하다는 사실은 거의 모든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작은 LDL은 잊어주시고 LDL콜레스테롤에 주의를 기울여주세요.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가 건강에 좋다?

글루텐은 밀, 보리, 그리고 호밀 등을 반죽할 때 새로 생기는 단백질입니다. 반죽에 찰기와 신축성을 부여해 빵 등을 만드는 데 아주 중요한 단백질입니다. 그런데 서양인의 일부가 이 단백질에 대해 알레르기가 있어 밀로 만든 음식을 먹게 되면 염증, 복통, 설사를 일으킵니다. 이런 사람들은 글루텐이 없는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치료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이런 치료식이 곧 ‘건강식’이라는 잘못된 관념이 생기고, 미국의 인기 연예인이 자신은 건강을 위해 글루텐이 없는 음식을 먹는다고 하면서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 열풍이 불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글루텐 알러지가 거의 없는 나라에서도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가 건강식인양 오도되어 적지 않은 사람이 비싼 돈을 주면서 이런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글루텐 알러지가 없는 사람이 이런 식사를 할 때 쓸데 없는 비용을 지불하는 문제 외에 심장병 위험도 높아진다는 연구가 최근에 발표되었습니다. 글루텐을 적게 먹는 사람의 심장병 발병 위험률이 많이 먹는 사람들에 비해 많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글루텐은 심장병 예방효과가 있을까요? 글루텐을 많이 먹을수록 심장병 위험이 줄어들까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글루텐을 적게 먹으려고 하면 섬유질이 많이 들어간 전곡류를 안 먹게 됩니다. 그 결과 섬유소와 여러 가지 미네랄의 섭취에 문제가 생겨 심장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식생활에 있어 너무 유행에 치우치거나 너무 건강해지려고 하면 오히려 해가 됩니다. 항상 그렇듯이 적당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