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시장에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의 시대가 열렸다.
에제티미브의 특허가 만료되며 시장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시장 판도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오리지널인 ‘바이토린’은 맥없이 추락하고 있지만 MSD는 종근당과 함께 ‘아토젯’을 앞세워 국내 최고의 영업력을 자랑하는 제약사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스타틴 계열과 에제티미브를 복합한 고지혈증치료제 국내 시장은 MSD가 제조해 종근당과 함께 국내 시장에 판매하고 있는 ‘바이토린(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이 장악해왔다.
유비스트 기준으로 바이토린은 2015년 연간 처방액 718억원에 달할만큼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이었다. 하지만 앞서 특허가 만료된 심바스타틴과 함께 2016년 4월 에제티미브 물질특허가까지 만료됐다. 이에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한 것이다.
특허 만료 후 2년 가량이 지난 2017년 6월 현재 스타틴+ 에제티미브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 시장 전체 규모는 지난해 1분기 225억원 가량에서 올해 1분기 400억원에 육박할 만큼 커졌다. 올해 스타틴+ 에제 티미브 시장은 1500억원 규모를 가뿐히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허만료에 따라 복합제의 약가가 낮아졌고 치열한 영업경쟁이 벌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혼돈의 스타틴+에제티미브 시장
고지혈증은 혈액 속에 돌아다니는 지질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 순환을 막는 상태를 의미한다. 혈액 속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혈관벽에 쌓이면 죽상동맥경화증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스타틴 계열은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고지혈증치료제 중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해 지질을 낮추고 죽상동맥 경화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다. 에제티미브는 장(腸)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차단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스타틴과 병용할 경우 이중기전으로 작용해 저밀도지단배-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린다. 이에 따라 부작용 위험이 있는 고용량 스타틴 복용 우려를 벗어날 수 있다. 특히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 등 장기간 고용량 스타틴을 투여할 수 없는 환자에게 유용하다.
특허 만료 전 국내 시장에 나와있는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는 바이토린을 포함해 한미약품의 ‘로수젯(로수바스타틴 +에제티미브)’과 바이토린 제조사인 MSD의 ‘아토젯(아토르 바스타틴+에제티미브)’ 2종이 더 있었다. 한미약품 로수젯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스타틴 단일제 ‘크레스트 (로수바스타틴)’와 에제티미브 복합제로 2015년 11월 MSD와 특허기술 사용 계약을 맺고 특허만료보다 6개월 일찍 시장에 나온 제품이다.
아토젯은 MSD가 2015년 4월 출시한 제품으로 화이자의 스타틴 단일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와 에제티미브를 합쳤다. 리피토는 스타틴 제제 중 가장 매출액이 큰 제품으로 심바스타틴보다 지질강하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MSD는 아토젯을 국내 시장에 안착시켜 바이토린 처방이 스위칭 되길 바랐다. 하지만 겉모습만으로는 뜻대로 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한미약품의 로수젯 성장폭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MSD·종근당, 시장 수성 촉각
지난해 로수젯은 235억원, 아토젯은 226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로수젯이 7개월가량 뒤늦게 시장에 나왔음에도 큰 폭의 성장으로 아토젯을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해 바이토린은 4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718억원에서 31.9% 떨어진 수치다. 하지만 MSD가 시장 수성에 실패했다고만 볼 수는 없다.
바이토린의 특허가 만료되고 제네릭이 출시되며 약가가 22% 떨어진 영향이라 처방량은 처방액 감소분 만큼이 아니고 자사의 다른 제품인 아토젯과 매출액을 합치면 오히려 전년대비 총 매출은 올라간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3개 제품 중 가장 많은 매출액을 기록한 것은 아토젯이다. 아토젯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223%의 성장세를 보이며 92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바이토린이 85억원으로 47.6% 감소한 것을 고려할 때 스위칭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수젯도 84억원을 기록하며 155.1% 성장했지만 아토젯의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했다.
당시 바이토린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국내 25개 업체들이 로수젯과 같은 성분인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바이토린 성분인 심바스타틴 +에제티미브로 복합제를 개발한 업체도 24개사나 됐다.
반면 아토젯의 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 성분 제네릭은 나오지 않았다. 시판허가를 신약으로 받아 6년간의 자료 독점권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에는 생동성시험만으로 제네릭을 출시할 수 없다.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허가 시 자료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임상 자료가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따라서 제네릭을 출시하는 업체들 입장에서는 로수바스 타틴이나 심바스타틴 복합제로 출시하는 것이 빠른 방법이었던 것이다. 이는 MSD가 한미약품에게 특허우선 사용권 계약을 넘겨준 배경이다.
MSD 관계자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로수바스타틴 복합제보다 아토르바스타틴 복합제 개발이 어렵다. 다른 스타틴계 약물과 다르게 고용량 제품이 있어 배합적합성이나 약물 크기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 미브 조합의 복합제는 시장에서 아토젯 뿐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후발 제네릭 성장세 ‘주목’
지난해 4월 특허 만료 후 나온 에제티미브 복합제 중에는 유한 양행의 ‘로수바미브(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가 이목을 끈다. 지난해 로수바미브는 연간 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4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연간 200억원까지 바라보고 있다.
1분기 CJ헬스케어의 ‘로바젯’은 21억원, 경동제약의 ‘듀오로반’은 19억원을 기록하며 후발 제네릭 중 상위권에 자리잡았다. 대웅제약 ‘크레젯’, 한림제약 ‘크레더블’, 명문제약 ‘로젯’ 등도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실적이 떨어진 제품은 오리지널인 바이토린 뿐이다. 선후발 제네릭이 모두 선방하고 있는 것이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바이토린 특허만료 이후 처방량 자체가 엄청나게 증가했다”며 “가격이 떨어진 원인도 있겠지만 큰 시장인 만큼 제약사 영업력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은 아토르바스타틴 복합제는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동안 MSD와 종근당이 어떤 마케팅으로 시장을 수성할지, 또한 점유율 확대를 위한 한미약품·유한양행 영업전략에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