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첨가물은 독약인가?
비타민제 등 알약에 흔히 들어가는 첨가물 이야기를 해보자.
이산화규소와 스테아린산 마그네슘이 대표적이다.
인터넷에선 마치 독극물처럼 나쁜 성분으로 매도되고 있다.
방부제라고도 하고 심지어 발암물질이라고도 한다.
모두 잘못된 것이다.
이들은 부형제일 뿐이다.
즉, 비타민 등 영양소를 원료로 금속 틀 안에서
압력을 가해 알약을 만들 때 매끈하고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소량 들어가는 성분이다.
부형제가 없다면 알약이 부스러지는 등
제품의 안정성이 떨어지며
유통기간이 짧아져 비용 증가 등
결국 소비자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
오늘날 부형제는
안전성이 검증된 성분만 사용된다.
세계보건기구나 미 식품의약국(FDA) 등
어떤 권위 있는 기관에서도
이산화규소나 스테아린산 마그네슘에 대해
먹지 말라고 권고한 바 없다.
알약의 형태로 만들어지는
전세계 모든 메이커 제품에
이들 부형제가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식약처도
이들 성분의 부형제 사용을 승인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이들은 단지 첨가물이란 이유만으로 지나친 비판을 받고 있다.
임영빈 약사는
이산화규소와 스테아린산 마그네슘 등 부형제는
과량 섭취만 아니라면 위험하지 않다고 말했다.
『Handbook of Pharmaceutical Excipients』라는 책이 중요한 근거다.
이 책은 각종 논문을 바탕으로
수많은 의약품에 들어가는 부형제의 용도와 물성, 안전성을
총망라한 전문가용 지침서다.
“부형제 논란은 명백한 과장이며 공포 마케팅의 결과입니다.
잘못된 약학 정보 중 하나죠.
이산화규소는 무독성의, 비자극 물질입니다.
이산화규소를 흡입해서 폐 쪽으로 가면 독성이 나오지만,
알약으로 섭취해서는 문제될 게 없습니다.
스테아르산 마그네슘 역시 무독성이며 발암성이 없는 물질입니다.
그렇게 치면 불량식품, 과자 등에 들어 있는
일반 식품첨가물이 오히려 더 해롭습니다.
인스턴트 식품 등에 들어가는 방부제가 더 위험합니다.
해외에서는 부형제에 대한 논란이 없습니다.
소수의 단체는
천연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메이저급 언론에서 부형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일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특이한 현상이죠.”
책에 소개된
이산화규소와 스테아린산 마그네슘의
치사량(60kg 성인 기준, 몸무게 단순 환산시)은 189.6g, 600g다.
1,000mg짜리 커다란 알약 하나당 10mg 정도가 들어가니
각각 1만8960개, 6만 개의 알약을 먹어야 죽는다는 얘기다.
매일 한 알씩 먹는다면 약 52년, 164년이 걸리는 양이다.
참고로 실험동물의 절반을 죽게 만드는 LD50을 보자.
스테아린산 마그네슘은 10g/kg이다.
소금의 LD50가 3g/kg 임을 감안할 때 소금보다 3배 이상 안전하다.
소금은 NaCl이란 화합물이다.
혈압을 올리고 위암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늘 소금을 먹으면서
소금을 독극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금보다 훨씬 안전한 성분인데도
단지 부형물이란 이유로
몇몇 업체의 상업적 공포마케팅으로
마치 먹어선 안되는 성분으로 매도되고 있다.
오히려 이산화규소는
모발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보고가 있으며
스테아르산 마그네슘은
마그네슘 보충용 영양제의 주성분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런데 알약 하나당 함유량이 적더라도
이처럼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죽게 되는 것 아닌가.
의심의 끈을 놓지 못하는 기자의 물음에
“이산화규소와 스테아르산 마그네슘은
인체 내에 쌓이는 물질이 아니다.”라는
시니컬한 답변이 돌아왔다.
기사에서 이 대목을 꼭 강조해 달라는 말과 함께.
http://www.aftertherain.kr/commentary/?work=view&idx=20332&cate=10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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