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대학교의 연구진은 American Journal of Physiology - Regulatory, Integrative and Comparative Physiology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과당(fructose)의 과잉섭취가 렙틴저항성주1)(leptin resistance)을
초래함으로써 비만을 조장하는 원인이 된다"고 발표하였다.
렙틴은 식욕조절과 에너지균형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렙틴저항성은 비만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최근 과당의 과잉섭취가 비만의 주범임을 입증하는 논문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과당과 렙틴저항성을 관련시킨 연구는 이번이 처음으로서, 학계의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구진은 선행연구결과에 근거하여, "과당의 과잉섭취는 렙틴저항성을 초래한다."와 "렙틴저항성은 체중증가를 조장하는 요인이 된다."는 두 가지의 가설을 설정하고 연구에 착수하였다.
연구진은 랫트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6개월 동안 「과당이 60% 포함된 먹이」와 「과당이 포함되지 않은 먹이」를 먹이고 혈액을 채취하여 다양한 지표들을 측정하였다.
과당을 만성적으로 섭취한 랫트는 중성지방 수치를 제외한 모든 지표(렙틴의 혈중농도, 체중, 체지방, 공복기 인슐린 농도,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대조군 랫트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다음으로, 랫트의 렙틴반응성을 측정하기 위하여 랫트의 복강에 렙틴을 주입하였다. 그 결과 대조군 랫트는 24시간 동안의 먹이섭취량이 감소하였지만, 과당투여군 랫트는 식욕억제반응(anorexic response)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이 랫트의 시상하부에서 STAT3(signal transducer and activator of transcription 3)의 인산화 수준을 측정한 결과, 과당투여군의 STAT3 인산화가 대조군에 비해 25.7%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다음 단계로 이 마우스들에게 고지방식을 먹여 보았다. 그 결과 과당투여군 랫트(과당의 과잉섭취로 렙틴저항성이 발생한 랫트)들은 대조군 랫트(렙틴반응성을 유지하고 있는 랫트)에 비해 체중이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과당을 만성적으로 과잉섭취하면 렙틴저항성이 생기며, 렙틴저항성은 고지방식으로 인한 비만을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연구 데이터를 근거로 하여, 과당의 과잉섭취가 렙틴저항성을 초래하는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작업에 착수하였다.
연구진은 「렙틴 신호전달경로의 결함」과 「렙틴의 뇌혈류장벽(BBB) 통과능력의 결함」에 주목하였다. 첫째로, 중추신경에서 렙틴저항성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렙틴신호전달이 손상(JAK를 매개로 하는 STAT3 인산화의 감소 포함), 렙틴수용체의 결함과 그로 인한 하류신호전달 장애 등을 들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랫트의 시상하부에서 STAT3의 인산화가 감소한 것은, 과당이 렙틴의 신호전달 경로를 손상시켰기 때문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둘째로, 과당투여군 랫트가 복강을 통한 렙틴투여에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은 렙틴이 BBB를 통과하지 못하여 뇌의 표적부위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주목되는 것은 당투여군 랫트의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감소하였다는 점이다. 중성지방의 혈중농도가 높아지면 BBB가 렙틴을 통과시키는 능력이 손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Diabetes 53:1253-1260, 2004).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중성지방 농도는 렙틴저항성 및 고지방식 섭취시의 체중증가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비만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 전사회적인 유행병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많은 전문가들은 과당을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과당은 단당류로서 과일에 고농도로 함유되어 있지만, 많은 가공식품에 첨가되기도 한다.
과당은 HFCS(고과당 옥수수시럽: high-fructose corn syrup)에 참가되는 것으로 가장 유명하다. HFCS는 55%의 과당과 45%의 포도당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구성은 천연과일에 포함된 비율과 동일하다.
HFCS는 설탕보다 저렴하고 당도가 높으며 음료에 혼합시키기도 용이하기 때문에 많은 식품업자들에 의하여 선호된다.
선행연구에서는 "과당이 인슐린, 렙틴(식욕억제호르몬), 그렐린(식욕촉진호르몬)의 수치에 영향을 미쳐 과식을 하게 함으로써 비만을 초래한다."는 결론을 내놓은 바 있다(GTB2004060371).
한편 과당은 인슐린저항성(insulin resistance)을 증가시키고 내당능(glucose tolerance)을 저하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Am. J. Clin. Nutr. 76: 911~922)
이번 연구의 의의는 "과당이 렙틴저항성이라는 매개변수를 통하여 비만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과당이 비만의 주범이라는 기존의 이론들을 구체화하고 비만의 치료표적을 제시하였다는 데 있다.
SOURCE: "Fructose-Induced Leptin Resistance Exacerbates Weight Gain in Response to Subsequent High Fat Feeding", Am J Physiol Regul Integr Comp Physiol (August 13, 2008).
註 1)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leptin)은 시상하부핵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에너지균형과 식욕억제(음식섭취조절)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식이성비만(diet-induced obesity) 환자의 경우, 체지방수준에 비례하여 렙틴의 혈중농도가 증가하더라도 체중증가를 막을 수 없다. 이처럼 (내인성 또는 외인성) 렙틴에 대한 반응성이 감소하는 현상을 렙틴저항성(leptin resistance)이라고 한다. |